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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만약 위 사진의 조명이 새하얀 주광색 조명이었다면 어떨까요?

주방이나 거실에 주광색 조명 하나만 달아놓는 것은 좋은 조명 인테리어가 아닙니다.

집 전체에 주광색 조명의 새하얀 빛이 강하게 퍼지기 때문에 집이 밋밋해지고 삭막해 보입니다.

편의점 조명을 떠올려보세요.

편의점에는 물건들이 잘 보이게 하기 위해서 무척 밝은 주광색 조명이 달려 있습니다.

상품명이 잘 보여야 하기 때문에 아주 하얗고 밝은 주광색 조명이 편의점 조명입니다.

집안 거실과 주방에 주광색 조명 하나만 달랑 달아놓으면 여러분의 집이 편의점처럼 창백한 분위기가 나게 됩니다.

주광색 조명은 릴랙스 효과도 약합니다.

좋은 가구를 놓아도 집이 쓸쓸해 보이는 이유도 역시 주광색 조명의 새하얀 빛 때문입니다.

좋은 조명 인테리어는 주방에는 위의 사진처럼 팬던트 라이트로 바꾸고 전구는 노란빛이 도는 것으로 고르세요.

소파 옆의 사이드 테이블에 테이블 라이트도 놓아보세요.

새하얀 빛으로 눈부시던 방이 편안한 분위기로 바뀝니다.

조명의 포인트

전구 색

요즘은 LED 전구가 주류입니다. LED 전구는 크게 나누어 주광색, 주백색, 전구색 3가지가 있습니다.

주광색

푸르스름한 한색 계열의 색입니다. 푸른기가 도는 색은 뇌를 냉정하게 유지하고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알려져 있으며 일이나 공부를 하는 서재나 아이방에 어울립니다.

주백색

흰빛이 도는 내추럴한 빛입니다. 태양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색이므로 화장 등을 하는 세면실, 가까운 곳이 잘 보여야 하는 주방 등에 적합합니다.

전구색

노란빛이 도는 난색 계열입니다. 안정감을 주는 색이므로 주방이나 침실에 적합합니다.

한 공간에 여러 개의 조명을 달기

공간에 하나의 조명이 아니라 여러 개의 조명을 조합해 배치합니다. 예컨대 메인 천장등 외에 테이블에 작은 라이트를 놓거나 바닥에 세우는 플로어 램프를 두면 빛의 음영이 생깁니다. 그러면 방에 입체감이 생깁니다. 밋밋함의 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이 넓게 느껴져요.

아이가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때는 천장등으로 전체를 밝힙니다. 밤에 부부가 술을 마시며 여유롭게 대화를 나눌 때는 펜던트 라이트나 테이블 라이트만 켭니다.

그런 식으로 상황에 맞춰 여러 개의 부분 조명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개의 조명이 무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간편한 클립 타입의 스포트라이트를 추천합니다. 관엽식물 화분의 가장자리나 텔레비전 뒤쪽에 꽂으면 됩니다.

이 스포트라이트 하나만 추가해도 음영이 생겨 드라마틱한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꼭 한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소설가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1933년에 발표한 '음예예찬'이라는 수필이 있습니다. 

1933년은 일본인의 생활양식이 서구화되어 가던 시기입니다. 전기를 환히 켜고 밝은 것이 좋은 것이라 여기던 시대였습니다. 작가는 그런 흐름을 한탄하며 전기가 없던 시절의 일상 풍경이었던 장지문을 통해 새 나오는 희미한 불빛과 방 안의 검은 그림자, 그 음영에 전통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빛과 그림자는 현대의 조명에도 역시 중요한 포인트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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